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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1
    숭례문, 그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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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 하나에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20여년전, 난생 처음 서울에 발을 디디며 서울역에 내린후 바로 보게 된 숭례문은 내게 '아, 여기가 바로 서울이구나!' 라는 감흥을 선사한 위대한 건축물이었다.
개인적으로 한국사 공부를 하며 한없이 초라한 우리나라의 문화재 관리에 분통이 치밀어 오르기도 했지만 그나마 이런 건물들이 남아 있는 것이 어디겠는가 하며 스스로 위안을 하고 내심 뿌듯해 하곤 했었다.
임란당시 일본에 의해 훼손되고, 병자년에는 불태워지며, 다시 일본에 의해 무차별로 파괴되는가 하면 개발이란 명목하에 마구잡이로 변질되어 버린 우리 문화재들중 그나마 그 원형을 유지한 몇 안되는 서울의 자랑이 바로 숭례문 아닌가.

태조께서 조선을 창건하며 세워진 도성의 정문이라 할 수 있는 남문인 숭례문은 지독히도 불운한 한국사의 아픔을 모두 겪으면서도 살아남은 진정 당당한 우리 서울의 상징이었고 그래서 '나라의 가장 보배로운 물건' 제1호가 될 수 있었다.
숭례문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아래의 사진에서 보듯 600여년간 백성들과 삶을 같이 해온 '벗'이었다.
숭례문 주위에는 백성들의 삶이 펼쳐지는 상가거리가 있었고, 그것이 곧 지금의 남대문 시장이다.
100년 전만해도 숭례문은 백성들 삶의 터전이자 한낮의 찌는 태양을 막아주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주며 늘 그곳에 서있는 보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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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인터넷에서 숭례문으로 나와있지만 앞에 반원형의 옹성구조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흥인지문(동대문)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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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은 임진왜란, 병자호란같은 대란에서 살아 남았고, 잔혹한 일제에 의해 헐려버린 돈의문(서대문)과 같은 참사도 피할 수 있었으며 한국전쟁 당시 우뢰와같은 폭격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살아남았었다.
그런 숭례문이 불타버린 것이다.(아래 사진은 한국전쟁중의 숭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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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은 함경도 백두산에서, 어떤 것은 바다의 비바람을 견뎌내며 자랐을 낙락장송에 제를 올리고 그것을 베어 육로로, 때로는 물길로 올라와 껍질을 켜내고 먹줄 한번 튕겨 대패질을 하던 대목장의 손길이 고스란히 뭍어있던 600년 전통의 건물이 단 몇시간만에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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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은 단순히 불에 타고 무너져 내린 것이 아니다.
불길이 그의 속살을 태우며 나는 흰 연기는 제발 살려달라고 외치는 절규였고, 날름거리는 불꽃속의 선명한 단청은 그의 마지막 자존심 처럼 보였다.
마침내 그 지붕이 무너질때, 나는 600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녀온 그의 죽음을 보았다.
더이상 그의 명예와 혼백을 훼손치 말아야 한다.

감히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우리의 잘못을 뉘우치고 머리를 숙여야 한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최소 600년, 아니 수천년을 당당히 버티고 서있을 수 있는 새로운 몸을 그에게 주어야만 600년의 역사가 살아숨쉬는 그의 혼백이 다시 그곳에 깃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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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AND COMMENT 10
  1. DG 2008.02.13 16:15 address edit/delete reply

    사진이 그냥 영화속 한장면이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만... 돌이킬수 없는 현실이네요. 휴~~~

    • 세랑 2008.02.17 00:03 address edit/delete

      저도 뉴스 화면을 보며 비현실적인 장면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믿기지가 않더라구요.

  2. eastman 2008.02.13 18:56 address edit/delete reply

    이상한 생각이긴 하지만 이상하게 그 유홍준이가 마음에 들지를 않았는데 유난히 그의 재임 기간에 문화재가 많이 망가지는 듯...
    "아는 만큼 보인다"는 그 말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더라구요.
    무슨, 씨, 보는만큼 알게 되는 거지.
    올해는 몇군데 마음에 둔 곳이 있는데 그곳에 사진을 찍으러 가야 겠어요.

    • 세랑 2008.02.17 00:05 address edit/delete

      뭐 마음에 들고 안들고를 떠나서 요즘 그는 완전히 희생양이 되어 버렸더군요.
      정작 사과하고 반성해야할 놈은 모가지에 힘 잔뜩 들어가있고... 하긴 메모리가 2MB밖에 안되니 이미 화재사건따위는 잊어버렸겠죠?

  3. aki 2008.02.14 17:48 address edit/delete reply

    어후! 화가나 화가.

    간만에 인사하러와서 화내고 간다.

    • 세랑 2008.02.17 00:05 address edit/delete

      생존신고 반갑네 친구~

  4. 김두영 2008.02.18 06:04 address edit/delete reply

    글쎄요...

    단지 서울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달랑 600년짜리 건물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던데

    평소에 숭례문에 그런 맘 조차 없던 이들이
    이제사 난리법석을 피우는 것을 보면

    정말 어이없다는 말 밖에 못하겠습니다.

    있는 것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쉽게 잊는 썩어빠진 근성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 더군요.

    제게 있어 숭례문은
    수많은 고건축물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 외엔
    별로 하고 싶은 말이 없습니다.

    단지 서울에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았을 뿐

    파헤쳐지고 사라져버린 수천년 전의 흔적들에는
    관심 조차 없으니 말입니다.

    • 세랑 2008.02.19 00:41 address edit/delete

      요즘 많은 분들이 두영님과 비슷한 의견을 내던데 전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물론 두영님이 이야기 한대로 국보의 지정이 그 가치보다는 일제시대대 행정 편의주의 적으로 결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숭례문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죠.
      물론 숭례문이 아닌 다른 국보나 문화제들이 절대적으로 숭례문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사람들이 숭례문의 소실을 안타까와 하는 것은 그동안 무관심했던, 너무나 가까이에 있어서 그 가치를 제대로 알지못했던 무지함, 말로만 나라사랑, 문화재 사랑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그러지 못했던 것에 대한 자성이 이번 일로 인해 드러나는 것입니다.

      '달랑 600년 짜리'라고 말해서는 안돼죠.
      실제로 세계적으로 600년 씩이나 된 문화재들을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전세계의 수많은 문화재들이 전쟁과 세월, 그리고 개발논리에 의해 사라지거나 변형되고 다시 만들어졌죠.

      파헤쳐지고 없어지고 지금도 방치되어 있는 문화재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는 측면에서도 이번 숭례문 사건은 좋은 약이 될 것입니다.

  5. 바둑이 2008.02.20 13:48 address edit/delete reply

    개방하지말았어야 했는데...예전 군부독재시절때 문화재주변에 경찰이 하루종일 지키고 있었던거 하나는 잘했지요.
    (역시 난 구세대..b -_-)

    • 세랑 2008.02.21 01:03 address edit/delete

      개방 자체가 나쁜건 아니겠죠.
      아무 대책없이, 경비건의가 올라와도 예산허락도 안하고 개방식때 사진찍을 생각만 한 2MB의 무책임함이 원인입니다.
      얼마전 TV토론회에서 부산 아주머니가 한 말 처럼 2MB가 대통령이 되면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약한 자신의 재산으로 숭례문을 복원해야 마땅할 겁니다.
      물론 그전에 잘못의 인정과 사과가 먼저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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