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pID=10700&cID=10701&ar_id=NISX20130125_0011790348
해외 문화재 환수운동을 펼치고 있고 그동안 많은 성과도 거두신 혜문스님이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운동이 광화문 이순신 장군상을 다시 세우자는 것이다.
대표적인 오류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크게 네가지다.
1. 이순신 장군 동상이 칼집을 오른손으로 잡고 2. 조선검이 아니라 일본도 3. 중국 갑옷 착용 4. 얼굴이 표준 영정과 다르며 5. 북을 눕힌 것 6. 이순신 장군 동상의 좌대가 일본의 해군발상기념비를 흉내낸 것
내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자면 1번, 2번 이순신 장군상의 칼의 형태는 아마도 장군의 쌍수도(현충사 장검)를 모티브로 삼아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보기에는 크기나 형태가 많이 왜곡되다보니 전형적인 일본도 처럼 보이게 된 것 같다. 기왕 만들 것이라면 197Cm에 달하는 실제 모양을 그대로 재현했다면 좋았을 것이나 아마도 조형적인 미를 고려해 크기를 줄였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충무공의 쌍수도 보다는 그냥 전형적인 조선 환도를 허리에 찬 것으로 묘사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3번 중국식 갑옷은 적절한 지적이긴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것은 일종의 관습의 산물이다. 실제로 조선시대에도 여전히 피박형 갑옷은 사용되었고, 이것은 여반장군의 유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대부분의 민화나 미술작품, 무인석등에서 피박형 갑옷으로 인물을 묘사했고 90년대 이전에 만들어진 거의 모든 이순신 장군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장군은 피박형 갑옷을 입고 나오다보니 대중들의 이미지가 그 모습에 굳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정신적 상징이 되는 조형물을 세울때에는 좀더 철저한 고증작업으로 최소한 두정갑이라도 입은 모습으로 재현했어야 한다는 점에서 동의한다.
4. 얼굴은... 이미 내가 여러번 포스팅을 한 것 처럼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 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초상학적인 고증도 없고 말그대로 상상력의 산물인데다가 마치 인자한 문인처럼 묘사된 용모는 이순신 장군의 삶과 기백을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오히려 광화문 동상의 얼굴은 무인다움이 좀더 살아있는데, 만일 다시 만든다면 5대손인 이봉상 장군의 초상을 좀더 반영해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다.
5. 조선시대 전고(전투용 북)는 북은 세워 매달아 치는 북과 좌대에 눕혀 치는 북이 있다. 문제는 이 북이 좌대도 없이 덩그러니 바닥에 놓여있다는 점. 개선이 필요하거나 다른 발상이 필요한 부분이다.
6. 개인적으로는 동상 자체보다도 이 부분이 가장 맘에 안드는 부분이다. 이건 명백한 모방인데다가 그 대상이 일본해군발상기념비라는 대단히 수치스러운 베끼기다.
내가 만일 광화문 충무공 동상을 디자인하거나 제작할 수 있다면 좌대는 장엄하고도 조형적인 미가 있는 판옥선의 장대를 재현하거나 형상화해서 만들고 장군의 동상은 이번에 만든 피겨와 같은 복식과 장비를 착용한뒤 민족의 병기이자 장군이 평생 손에서 떼지 않았던 활을 잡고 거궁하는 모습으로 만들 것 같다.
하여간 세부적인 부분에서 약간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그간 수많은 문화재들을 환수하거나 발굴해낸 혜문스님의 노력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