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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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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들어온 것도 어느덧 3일째입니다. 어차피 첫날은 밤에 도착해서 잠만 잤으니 실질적으로는 이틀째라고 해야겠네요. 어제 서귀포에 도착한뒤 오늘은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을 거쳐 제주도의 남은 해안 구간인 동쪽해안을 마저 돌아 제주시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를 잡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제주도의 외곽을 완전히 한바퀴 도는 셈이 되죠. 아침에 숙소에서 바라본 서귀포항의 모습이고 오른쪽은 섭지코지입니다.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로 각광을 받아서 그런지 제가 다녀본 곳중 가장 사람이 붐비고 장사속도 밝은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은 좀 그냥 두면 안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 곳이었지만, 풍광은 정말 절경이었습니다. 사진을 많이 올리고 싶지만 곳곳에 꽃무늬 양산쓴 아주머니들과 닭살행각을 일삼는 커플부대들 때문에 이 한장의 사진만을 올릴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주시길...

섭지코지의 입구를 나오다가 만난 녀석입니다. 제주마 한필이 제 애마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라구요. 한때 말을 타고 오름을 달리는 제주도에서의 모습이 제 로망이었던때가 있었는데, 비록 생명이 있는 녀석은 아니지만 이제 저도 저만의 말 한필을 몰고 제주의 오름을 달리는군요. 오른쪽 사진은 나름대로 기대를 가지고 찾아갔지만 기대에 못미친 신영 영화박물관입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나 JSA같은 제가 참여해서 이미 잘 알고 있는 의상이나 소품들이 여기에 전시되어 있더군요. 보통 사람들은 충분히 재미있게 볼수도 있겠지만 입장료도 비싸고, 무엇보다 제가 만들었거나 제작에 참여한 작품들과 소품들이라고요! 그걸 돈내고 봐야 하나니...흑흑~

저를 비롯한 관광객들에게 제주는 환상이자 신비의 섬이지만 이곳에 사는 분들에겐 역시 그저 삶의 터전이 바로 이곳일 것입니다. 관광객들의 표정과 옷차림과는 달리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시는 어부와 해녀분들을 보며 '역시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하시는 모습을 한참 쳐다보게 되더군요.

역시 유명한 곳이 아닌 곳에는 관광객들의 출입을 막는 쇠사슬이나 말뚝이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방파제가 또 나오는데 어제 들렀던 곳보다 경치나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방파제에 혼자 앉아 한참을 바닷바람 맞아가며 땀을 식히고 머리를 식힙니다.

제주도에 300여개나 넘게 있다는 '오름'은 올라가라고 있는 곳. 역시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 전 더 좋습니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오름에서 5시간을 넘게 달린 랩터의 엔진을 잠시 식혀줍니다.

제주도 해저에서 부글부글 긇고 있던 용암이 일시에 솟아오르며 만들어낸, 그 당당함이 보는 이를 압도하는 성산일출봉입니다. 일출을 볼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전 저녁때가 다 되어 도착했기 때문에 그 웅장한 모습을 눈 속에 담는 것 만으로 만족합니다. 곧 날이 저물 것이기 때문에 억지로 오르진 않았지만, 그 당당한 기상을 가슴에 담고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해안쪽이 아닌 산간도로인 1100도로를 타고 한라산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네개의 등산코스중 백록담을 볼 수 있는 코스는 두 곳, 그러나 등반중 경치가 정말 좋은 곳은 백록담을 오르지 않는 쪽이라고 합니다. 둘중에 어떤 코스를 택할지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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