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밀리터리 콜렉션 물품중에 병사들이 주둔지에서 외출용으로 맞춰 입는 이른바 '테일러 메이드 자켓'이 있다. 다양한 종류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2차대전~한국전쟁 당시 유행했던 벨벳 소재의 옷에 손자수로 다양한 그림들을 그려넣은 점퍼들. 이번에 맷블랙에서 한정판으로 나온 velvet goldmind 후드 자켓은 바로 이런 복고풍의 빈티지 자켓을 모티브로 제작된 것이다. 요즘 날씨에는 약간 얇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원하던 형태와 느낌으로 제작되어 상당히 만족스러운 옷이다.
본의 아니게 이 옷의 피팅모델 역할을 하느라 촬영한 사진들이다. 랩터와는 아주 궁합이 잘 맞는데다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 즐겁게 촬영.
등에 큼직하게 들어간 한쌍의 천사날개와 바이크 그림은 검정색 벨벳 소재의 옷에서 화려한 시각적 포인트를 제공한다. 어깨에 들어간 문양은 1900년대 초에 만들어진 재봉틀의 장식문양을 차용한 것이다.
바이크와 함께 할때는 강렬한 포스를 뿜어낼 뿐만아니라 일상복으로도 손색이 없는 벨벳 골드 마인드를 입고 촬영한 사진들로 인해 그동안 날씨가 추워 랩터와 함께 하지못했던 격조한 시간들을 보상해주는 듯 하다.


본의 아니게 이 옷의 피팅모델 역할을 하느라 촬영한 사진들이다. 랩터와는 아주 궁합이 잘 맞는데다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 즐겁게 촬영.

등에 큼직하게 들어간 한쌍의 천사날개와 바이크 그림은 검정색 벨벳 소재의 옷에서 화려한 시각적 포인트를 제공한다. 어깨에 들어간 문양은 1900년대 초에 만들어진 재봉틀의 장식문양을 차용한 것이다.

바이크와 함께 할때는 강렬한 포스를 뿜어낼 뿐만아니라 일상복으로도 손색이 없는 벨벳 골드 마인드를 입고 촬영한 사진들로 인해 그동안 날씨가 추워 랩터와 함께 하지못했던 격조한 시간들을 보상해주는 듯 하다.



주몽의 경우 가장 먼저 시작되었지만 방송 몇회만에 난 더이상 드라마를 볼 흥미를 잃어버렸다.
아무리 이 시기에 대한 기본적인 사료가 부족하다고는 하지만, 이 드라마는 사실상 사극이길 포기한 RPG게임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다모의 성공이후 일종의 유행처럼 퍼지는 이른바 '퓨전사극'은 말도 안되는 캐릭터들과 제멋대로의 역사를 그리고 있어 사극의 형식과 정통성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을 정도다. 뒤이어 등장한 연개소문은 초반 안시성 전투의 재현으로 다소 주목을 끌긴 했지만, 역시 비루한 수준의 대사들과 형식적인 전투장면의 묘사로 대책없이 맥이 빠져 버렸다.
비록 후발주자이기는 하나 대조영은 전통의 KBS 대하사극답게 위의 두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그나마 드라마 볼 재미를 조금은 안겨준다. 전투씬의 강약조절과 적절한 대사처리,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고증과 변용, 무엇보다도 각각의 등장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점에서 극으로써의 완성도가 돋보인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 신들린듯 연기하는 김진태씨의 연개소문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다. 완벽한 호랑이상을 하고 있는 김진태씨의 얼굴과 목소리는 머릿속에서 그리는 연개소문의 이미지를 판에 박은 듯 하고 안시성주 양만춘을 연기하는 임동진씨의 중후한 연기, 설인귀역의 이덕화, 대중상 역의 임혁(예전에 KBS 삼국기에서는 임혁씨가 양만춘을 연기하기도 했다)등 '평균연령 54세'의 중년 연기자들의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열연은 연기의 참맛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눈여겨 보고 있는 복식고증에 있어서도 주몽은 완전히 환타지 수준이라면 SBS의 연개소문은 나름대로 공들여 제작한 고구려 갑옷이 돋보인다. 그러나 이 갑옷제작에만 의상제작비를 다 써버린 탓인지 수/ 당나라 군대와 다른 의상들의 수준은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이에 반해 대조영은 고구려의 말기를 배경으로 하여 전통적인 고구려 갑옷과 당대 유행했던 갑옷 디자인인 명광개를 동시에 등장시키는 한편 그 수준이 적절하고 지나침이 없어 극의 사실성과 몰입에 많은 도움을 준다.
(대조영의 연개소문이 입은 것이 명광개, 뒷쪽의 부장들이 입고 있는 것은 전통적인 고구려 초중기의 갑옷이다. 그 아래 SBS 연개소문에서 을지문적 장군으로 등장하는 이정길씨가 입은 고구려의 전통 갑주는 그나마 재현도가 뛰어나긴 하다)

대조영의 안시성 전투장면.
불멸의 이순신 이후 KBS특수영상실에서 만들어 내는 CG는 비교적 극의 스케일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같은 전투를 그린 SBS의 연개소문에서도 거의 같은 규모의 장면들을 보여주었지만, 장면의 짜임새와 전투의 전개에 있어서 대조영의 안시성 싸움이 훨씬 정사에 가깝고 더 드라마틱하며 당대의 전투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양사 모두 공성전을 묘사하기 위해 운제나 당차, 충차를 비롯한 다양한 공성 무기와 수성 무기들을 등장시키고 있지만 연개소문의 그것이 단순한 화면구성을 위한 액세서리에 불과했던 반면, 대조영에서는 각각의 무기와 장비들이 쓰이는 방법이나 전투방식을 비교적 정확하고 사실감있게 묘사한다.

이 사진은 고구려의 첫번째 도읍이자 주몽이 고구려를 건국한 장소인 오녀산성이다.
깎아지른 듯한 천혜의 절벽을 그대로 이용하고 미흡한 부분에만 석벽을 쌓는 고구려 산성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요동지역 고구려 천리장성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성이 바로 이런 산성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무려 130여개의 성을 가지고 있었던 고구려의 성들 중 양만춘의 전투로 잘 알려진 안시성은 몇군데 추정되는 성이 있긴 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드라마를 보며 다소 아쉬웠던 것은 고구려 성을 대표하는 가장 전형적인 모습인 성벽의 '치'와 '옹성'구조가 등장하지 않은 점이다. 치는 성벽 중간중간을 돌출시켜서 소수의 병력으로도 성벽을 오르려는 적병을 삼면에서 쉽게 공격할 수 있는 구조물로 고구려가 가장 먼저 만들어낸 축성 방식이다. 이때문에 고구려의 산성은 공격하기가 무척 어려워 훗날 당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도 이를 도입해 축성을 하게 되며, 옹성이란 성문의 입구를 그대로 노출시키지 않고 반원형의 호를 그리는 구조물을 만들어 치와 마찬가지로 적의 공격에 대한 방어력을 높인 구조물이다.


이런 옹성 구조는 현재 서울 동대문에서도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고 치는 만주와 중국지역 곳곳에 아직도 굳건하게 서 있는 고구려 성들의 성벽에 그대로 남아있다. 이런 구조를 드라마 상에서 보여준다면 드라마의 전투 장면이 훨씬 더 풍성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당대를 재현함에 있어서도 훨씬 자연스러울텐데, 드라마의 전투씬 촬영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는 청주의 상당산성등 조선시대의 성에서 촬영되고 있기 때문에 화면속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는 없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새로 만들었다는 연개소문, 주몽, 대조영의 성문, 성곽 세트들도 이런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무시해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아래 사진은 바로 지난 11월 29일 오픈한 대조영의 오픈세트중 고구려 성. 치와 옹성 구조가 완전히 생략되어 있다.)

각 방송사 담당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하나같이 '당대의 자료가 부족해 최소한의 고증을 한뒤 나머지 부분은 상상력에 의해 미술작업과 의상 제작을 하고 있다'고 앵무새 같이 말들을 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다.
차라리 '방송 드라마의 특성상 제작비 지원이 부족하고 공부하고 고증작업을 할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기 바란다.
고구려의 복식이나 갑옷의 형태및 착용방식, 무기, 전투방식등은 조금만 공부하면 충분히 구체화할 수 있는 소스들이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 등장한 서양식 공성전을 어설프게 흉내내려는 방송3사의 전투장면 연출을 보면 그 답답함에 가슴을 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드라마가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 반가와하고 때론 실제의 역사를 머리에 떠올려 오버랩시키며 눈물 흘리는 한 고대 전쟁사 학도의 푸념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명장들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할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소외시키거나 시기하는 풍조가 넘쳐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일제시대, 소학교 시절 우연히 알게된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를 만나게 된 이후 중학교때 일본으로 건너가 유학하다가 일본의 패망과 대한민국 정부의 일본과의 국교 단절로 인해 일본에 남게 된 한 젊은 청년은 조선인이라는 신분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독학으로 바이올린 제작의 길을 걷게 된다.
좋은 나무를 구하기 위해 악기공장이 있는 주변의 벌목장 옆에 판자집을 짓고 벌목장과 악기공장에서 막일을 하며 주어온 나무와 창문너머로 익힌 악기 제조법을 가지고 평생을 바이올린 제작에 바친 인생.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 우연히 듣게 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에 대한 강의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 같은 악기는 다시는 만들어질 수 없다'는 강사의 결론에 오기를 품고 오로지 스트라디바리우스에 비견될 바이올린을 만드는데 인생을 건 사람.
결국 그는 1976년 12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2회 ‘국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제작자 콩쿨’에 제작자로 초대되어 꾸벅꾸벅 졸다가 이 대회의 총 여섯 부문 중 무려 다섯 부문을 휩쓸어 버리게 된다.
이를 통해 그는 악기를 만든후 판매하기전에 하는 검사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명품으로 인정을 해주는 이른바 '무감사' 장인 반열에 오르게 된다.
현재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제작 명인으로 손꼽히며 정경화를 비롯해 수많은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그의 악기를 사용해 연주를 하고 있는 진창현 선생님의 일대기가 일본에서 2부작의 특별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해협을 건너는 바이올린]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초난강이 주연을 맡아 진창현 선생의 험난한 인생사를 그려낸다.

진창현 선생의 말들중 가슴에 화살처럼 날아와 꽂히는 말씀.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려 애썼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려고 했고, 상상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더 깊이 더 넓게 보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날카로운 감성을 갖추게 되었다."
진정한 장인으로 살아온 그분의 삶에 한없이 끓어오르는 존경심을 표현하고자 끄적여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