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ANG WORLD


'아트'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04.02
    디지털 사군자 - 도도한 그녀 (1)
  2. 2008.02.04
    잘 만들고 싶지 않다. (21)
  3. 2008.01.08
    The Wall - 뮤직비디오 미술작업과 랩터.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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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Photo With Re-touching, 2008.03.31. Serang

매화는 그 단아하고도 화려함으로 오랜동안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꽃이다.

그 진한 향은 美人의 살냄새와 같으니, 한번 빠지면 한동안 정신이 혼미하고,

그 고운 자태와 색은 사각이는 치맛자락의 여운을 연상케 한다.

멋대로 뻗은 가지가 하늘을 잘라내니 그 도도함이야 이루말할 수 없건만,

그 난도질 마저도 아름다우니 그야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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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개 2008.04.07 22:51 address edit/delete reply

    그림은 잘 모르지만 디지털 사군자 넘 멋지다!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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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연극제에서.

돌이켜보면 내가 미술을 하게되고 모형을 만드는 사람이 되는데에는 초등학교 시절 미술선생님의 한마디가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방학숙제로 만들었던, 찰흙을 빚어 만든 파도를 뚫고 솟구쳐 오르는 돌고래를 보신 미술선생님이 '세랑이는 커서 화가나 조각가가 되면 좋겠구나'라는 그 한마디가 내 인생에 첫번째 전환점을 찍어준 것이다.

이전까지도 무언가를 끄적이거나 만드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것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거나 잘 만들고자하는 노력따윈 전혀 들어있지 않은 것이었다.
그저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하는 일차원적인 욕구에 의해 만든 것이었고 내가 남들보다 그림을 잘 그리는지 못그리는지에 대한 개념 조차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흙장난과 낙서하기를 좋아했던 나에게 '미술'이란 두 글자를 각인시켜준 그날의 기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고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나의 목표이자 꿈은 연극과 영화를 향하고 있었다. 연기와 영상은 떠오르는 이미지에 가득차 있던 한 소년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희망이자 오롯한 외길처럼 보였다.



고3 여름방학, 또한번의 전환점이 찾아오게 된다.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하던 내게 미련이 남아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미술'이란 두글자는 잊고 있었지만 여전히 만화그리기와 프라모델 만들기는 내게 있어서 가장 즐거운 휴식이자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또 하나의 세계였다.
미술선생님의 권유로 나간 사생대회에서 입상하게된 것을 계기로 견학을 가게 된 한 미술대학의 서양화 실기실에 들어서는 순간, 난 새로운 전환점에 발을 들여놓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결코 밝지 않은, 어찌보면 다소 음침하게 느껴지는 실내에는 담배연기가 자욱했고 세로로 길게 난 창을 통해 빛이 새어들고 있었다.
코를 톡 쏘는 테레핀유의 송진향과 키를 훌쩍 넘겨 벽면을 가득채운 약 200호 정도의 그림이 앞에 서 있었다.
그날의 분위기는 완벽하게 기억하지만 그 그림이 무엇이었는지는 불분명한데, 그게 어찌되었던간에 입시를 불과 두달반 정도 남긴 내 현실을 잊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인상을 남긴 경험이었고 그 날 이후 난 미대입시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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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1학년 실기실에서 내 습작들과 함께.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서양화 전공의 미대 1학년생인 나는 한 학기 동안 또 석고상을 그려야했다.
석고상 그리기는 분명 기초데셍력을 기르기 위한 과정이었겠지만, 늦깎이 미대입시를 준비하느라 남들의 세배, 네배의 양으로 지겹게 해댄 석고덩어리 그리기는 정말 재미없었다.
너무나 지겨웠고 고지식한 교수진의 방식에 대한 맹랑한 내 반항심은 석고상에 보이는 모든 명암을 반대로 바꿔그리기로 나타났다.
어두운 곳은 밝게 그리고 밝은 곳은 어둡게 처리하는, 마치 사진의 네거티브 필름에 찍힌 것 처럼 말이다.
교수님께 불려가 혼쭐이 났지만 난 나대로 내 주장도 함께 말씀을 드렸다.

"잘 그리기는 쉽습니다. 잠자코 보이는 그대로 그리는 것은 더욱 쉽습니다. 전 쉽게 잘 그리는 것 말고 좋은 작품을 그려내고 싶어서 미술대학에 왔습니다."

깐깐하고 무섭기로 소문났던 그 교수님의 표정이 일순 누그러지며 난 더이상 혼나지 않아도 되었고 덤으로 그 수업을 마칠 즈음 좋은 성적까지 받게 되었다.


1990년 취미가 창간 이후, 난 십수년을 한결같이 모형을 만들어왔다.
모형잡지사의 필진으로 시작해서 직원으로, 그리고 편집장을 거치며 건담, 캐릭터 인형, 전차, 비행기, 함선, 밀리터리/ 히스토릭 인형을 모두 섭렵했고 단품, 비넷, 디오라마를 가리지 않고 만들어댔다.
어떤 장르이건 머릿속에 좋은 이미지가 떠오르기만 하면 그것을 만드는 시간은 새로운 도전이자 즐거운 행위였다.
미친듯이 모형을 만들었고 많을때는 한달에 1/48 비행기 한대에 1/16 빅스케일 전차와 인형까지 해치우곤 해서 이대영 전 편집장님께서는 날보고 모형을 풀빵찍듯 만들어 댄다면서 '모형공장'이라고 부를 정도였으니 말이다.
내게 있어서 모형제작은 단순히 그 키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표현해보는 일이었고, 그것이 미치도록 즐겁고 재미있어서 시간이 가는줄도 몰랐다.
'그때'가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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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사 시절 모형색칠중

괴로왔다. 
모형을 만드는 시간이, 모형잡지를 만드는 시간이 지옥과도 같았다.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쳐 다 내팽겨치고 어딘가로 숨어들고 싶을때 조차도 내 손은 쉬지않고 에폭시 퍼티 반죽을 주무르고 있거나 사포질을, 또는 붓을 잡고 인형의 얼굴을 색칠하고 있었다. 
10년을 넘게 직업으로 모형을 만들고 나니 머리속으로는 딴생각을 하면서도 내 손은 마치 정교한 기계와도 같이 탱크에 워싱을 하고 블랜딩을 하고 있었다.
내가 만들고 싶은 모형이나 이미지를 만들기 보다는 독자들이 보고싶어하는, 또는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내 몸과 생각을 지배하고 있었고 오로지 완성만을 위한 한없이 지루한 과정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매달 마감을 앞두고 착착 완성작을 뽑아내고 그걸 사진으로 찍어 기사를 만드는데 익숙해진 내 몸은 더이상 내것이 아니었고, 이미 나는 모형을 만드는 기계가 되어있었다. 진짜 '모형공장'이 되어 버린 것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만성 목디스크로 인한 왼팔 마비증세까지 와버렸다.
팔에 힘이 빠지고 바늘로 쑤시는 듯한 통증에 왼손으로 모형을 들고 있을 수 조차 없어서 탱크를 책상에 내려놓은채 엎드리다시피하고 오른손만으로 만들고 색칠을 해야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잡지 마감시간은 칼 같이 다가오고 있었다.
몇번이고 마음을 다잡으며 한달 한달을 버텨가던중 바로 그 날이 찾아왓다.
내가 더이상 나만의 생각과 이미지를 담은 '작품'이 아닌 '완성작'을 뽑아내는 기계가 되어가고 있음을 통렬히 알아차린 그 날 이후로 난 더이상 이 일을 계속해나갈 힘을 잃고 말았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라던가 건강문제같은 표면적이고 현실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었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잘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후로 지난 2년간 난 모형에 손도 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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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이 싫어서가 아니라 더이상 습관처럼 모형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다.
십수년을 지속한 습관은 무서운 것이어서 종종 미치도록 모형을 만들고 싶을때도 있었지만, 차라리 나는 모형이 아닌 옷을 만들어 입거나 그림을 그렸고, 더불어 바이크를 만들어 타고 여행을 다녔다.
의도적으로 모형을 멀리했고, 대신에 미술전시나 영화, 책을 보는 일이 많아졌으며 그저 혼자 바이크를 타고 이름모를 시골길을 달렸다.
모르는 사람들은 팔자좋게 유람을 다닌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십수년동안 나를 지배해오던 것들과 싸우는 일 이었고, 그것들을 털어버리는데 온 힘을 다해야만 했다.
마감이 지나면 모형잡지라는 이름으로 팔리게 될 '138페이지의 백지'에 무언가를 채워넣으려는 생각으로 꽉 차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내 머리속에 조금씩 새로운 생각들과 경험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며 겨우겨우 나는 다시 모형 공구상자를 열 수 있었다. 
 
모형을 잘 만들기는 쉽다.
물론 모형을 잘 만들기위해서는 오랜시간과 경험, 그리고 각종 테크닉을 섭렵하고 그것을 온전한 자기 것으로 만들기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노력'을 하기만 하면 되는 문제다.
잘 만든다는 것은 '감성'보다는 '기능'의 문제이며 기능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시간과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법이다.
그래서 잘 만들기는 쉽지만 '좋은 작품'을 만들기는 어렵다.

나는 잘 만든 작품보다는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다.
신기하고 정교하며 놀라운 작품보다는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다.
그래서 내 작품을 보며 사람들이 '어떤 재료로 만들었나요? 도료는 어떤 것에 무슨 색을 쓴건가요?'라고 묻기보다는 '어떻게 이렇게 슬픈 인형을 만드셨나요?', '보고있으면 마음이 따듯해지는 기분이에요.'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그것이 반드시 모형으로 불려지지 않아도 좋고 스케일이 맞지 않아도 좋으며 꼭 잘만들고 잘 색칠되어보이지 않더라도, 그저 내 머리속에 있는 이미지와 가슴속의 감성을 온전히 담아내는 그릇이면 좋겠다.
거창하게 스스로 '예술'이라는 타이틀을 걸지 않아도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이 내 감성과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좋은 작품, 진정한 예술이 될 것이다.

모형제작이란 것을 직업으로 삼은지 올해로 18년째, 난 또다시 새로운 전환점을 찍고 있다. 
당돌하고 거칠었으며 미숙했지만, 순수하고 열정적이었으며 좋은 작품을 그려내고 싶다고 생각했던 20살 어느 여름날 그때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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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다시 붓을 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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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ackjoker 2008.02.05 00:22 address edit/delete reply

    글 잘 봤습니다.
    언제곤 그렇게 되겠지만, 한번 뵙고 싶네요.
    허허허허.

    • 세랑 2008.02.05 20:51 address edit/delete

      저도 언젠가 한번 뵐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2. DG 2008.02.05 06:46 address edit/delete reply

    공감가는 부분과 동질성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네요.
    힘내시고 갈때까지 가보시길 ...

    설 잘보내시고, 좋은 일 많이 생기세요~

    • 세랑 2008.02.05 20:52 address edit/delete

      안녕하세요 디지님?
      네, 한번 갈때까지 가봐야죠!

  3. eastman 2008.02.05 08:37 address edit/delete reply

    글은 그런 측면에서 재료에선 많이 자유로운 것 같아요.
    시각적 매체가 아니다 보니...
    이글 무슨 볼펜으로 쓰셨어요? 이렇게 묻는 사람은 없으니 말예요.
    사진은 종종 카메라가 뭐냐고 묻더군요.

    • 세랑 2008.02.05 20:55 address edit/delete

      항상 맥주 파인더 게시판에 올라오는 사진과 글을 보면서 솔직히 왜들 그렇게 하드웨어에 집착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갑니다.
      대포렌즈나 높은 셔터스피드 같은 것은 스포츠 사진이나 보도사진을 찍을때 외에는 거의 사용빈도가 없는데 취미로 사진을 즐기는 분들이 웬 장비가 그리도 많은지... 물론 좋은 하드웨어가 있으면 훨씬 쉽고 즐겁게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겠지만, 뭐니뭐니해도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사체를 바라다보는 촬영자의 마음자세와 시각이 아닌가 합니다.

    • eastman 2008.02.06 15:35 address edit/delete

      글과 달리 사진은 기계에 종속적인 측면이 너무 많아서 그럴 거예요.
      사실 볼펜 좋다고 글이 잘 써지는 건 아니잖아요.
      근데 사진은 카메라와 렌즈가 좋으면 사진이 잘 나오는 측면이 많거든요.
      그렇지만 장비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인상은 지울 수가 없어요.
      난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인데 사진학과에서 좋게 평한 사진과 내가 좋게 본 사진이 판이하게 다른 경우를 봤어요.
      그건 탄광촌의 사진이었는데 사진학과에서 좋게 평한 사진은 내겐 감흥이 없더라구요. 사진을 잘 찍은 건 분명하더군요.
      내가 좋게 본 것은 그냥 내가 보던 탄광촌의 풍경을 가감없이 옮기면서 그 밑에 그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짧게 그 사람들의 말을 몇마디 적어놓은 것이었는데, 그때 그걸 보고 사진이란게 기록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담는 좋은 도구구나 하는 걸 깨달았죠.
      그런 사진작가는 드문 것 같아요. 카메라와 렌즈를 별로 가리지 않는 작가 말예요. 장비가 많은 것을 좌우하다 보니 사진에선 더더욱 그런 것도 같고...

  4. supsok 2008.02.05 19:21 address edit/delete reply

    많은 부분 공감되고, 세랑씨의 진면목을 알수 있는 포스팅이네요..
    감성을 울리는 '진짜' 작품들 기대하겠습니다^^

    • 세랑 2008.02.05 20:56 address edit/delete

      안녕하세요?
      저도 제 감성을 온전히 담아낸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5. 바둑이 2008.02.05 21:49 address edit/delete reply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피가 마구 끓어오르시는군요~!!
    으~~부럽사와요~!!
    독일가기 전 저도 진짜 찍어내는 사람이어서 괴로워했더랬죠~(잘 찍어냈는지는 알수 없사오나...암튼 공장이나 다름없었죠~)
    갔다와서 내가 그리고싶은데로 그렸는데 결과는 더 좋았습니다!
    근데 요즘들어 또 찍어내고 있는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되돌아보거나 아예 컴을 안켜거나 하루종일 자면서 꿈을 꾸며 그것을 메모하거나 그러고 있답니다~
    꿈을 저장하는 USB좀 나왔으면 좋겠어요~ㅎㅎㅎ

    • 세랑 2008.02.07 18:31 address edit/delete

      요즘 바둑이님 그림들 경쾌하고 아름다운 느낌입니다.
      보기에 아주 좋아요^^
      저도 꿈속에서 작품소재를 얻을때가 많습니다.
      수면학적으로는 안좋은거라고 하긴 합니다만, 전 꿈도 잘 꾸고 아름다운 컬러와 복잡한 스토리를 가진 꿈을 많이 꾸죠.
      매일 잠자면서 시즌이 거듭되는 드라마를 찍는 셈이죠 ㅋㅋㅋ

  6. 아저씨X 2008.02.06 10:07 address edit/delete reply

    권교수님이라고 우리나라 지형학의 대가 한 분이 계세요.

    연세도 일흔 넘기셨을겁니다.

    이 분이 수십년 지리 인생을 담은 소박한 사진집을 하나 내셨는데

    제가 우연히 그 책을 발견하고 참 묵직한 뭔가를 느꼈죠.

    그런데 이 분의 최근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이제야 지형이 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나는 지금의 내 나이가 되면 모든 것이 좀 더 분명해질거라 기대했습니다.

    좀 더 단단해지고, 적어도 이렇게 저렇게 불안하지는 않는...

    그런데 여전히 주소도 없이 길을 찾고 있어요.

    모형계에서 김세랑이라는 이름 석자가 차지했던 무게...

    그것에서 벗어나 모형을 즐길 권리가 김세랑에겐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게 또 있더라구요.

    김세랑이 모형에서 어딘가에 이르렀건 그렇지 않건 간에

    오래전 미술 선생님이 꼬마 김세랑에게 출발점이 된 것처럼

    모델러 김세랑 때문에 길을 나선 이들이 지금 어디선가 가고 있을 겁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오주석 선생 책을 보니

    박물관에서 전시할 때 관람객에게 꼭 보여주고픈 아끼는 도자기가 있었는데

    어느 중년 여성이 그 도자기 앞에서 한동안 멈춰서서 꼼짝을 못하더래요.

    그렇게 있던 여성이 전시장을 나서더니 그 도자기가 눈에 아른거려서

    다시 들어와서 한 번 더 보고 가더라는, 그 얘기가 기억납니다.

    완벽한 기술을 자랑하거나, 틈 잡을 없는 완성도를 가진 작품도 좋지만

    왠지 그 앞에서 눈을 뗄 수가 없는, 마음을 건드리는,

    돌아서려니 눈에 아른거려서 한 번 더 보고 싶어지는, 뭐 그런...

    모델러 김세랑의 전화점이 어떤 작품들을 선보일지...

    김세랑의 팬들은 함께 지켜보고 느끼며 살아가는거죠.

    • 세랑 2008.02.07 18:34 address edit/delete

      항상 힘이 되고 도움이 많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시는 우리 아저씨X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아마 나중에 혹 누군가가 저에 대한 평이나 논문을 써주는 고마운 일이 생긴다면 단연 그 분야의 1인자는 아저씨X님이 될겁니다^^
      마지막에 해주신 박물관 에피소드에 나오는 그런 작품을 저도 꼭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7. darthy 2008.02.08 14:09 address edit/delete reply

    '잘 만들고 싶지 않다 라니 흑흑 T_T 그런 배부른 소리가!!' 라고 소리치려던 찰나 구구절절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개가 끄덕여 지네요. 좋아하는 일이 자기 직업이 되는것은 무척 신나고 고마운 일이면서도 안좋은일이기도 하죠. 자칫 좋아하던 일이 싫어져버릴 위험이 있으니깐요.

    전에 만드신 한국전쟁 디오라마의 어린동생을 업은 여자아이 피겨가 참 그런 울림이 있었어요. 제 아이가 생겨서 더 그렇게 보이기도 했겠지만 그 나이에 그런 세월을 보내야했던 당시 아이들이 보여서 한참을 봤습니다. 이미 그런 작품을 만드셨으니 이제 다시한번 도약할 세랑님의 작품세계가 기다려지네요. 너무 부담 가지진 마시구요 ㅇㅎㅎㅎ

    • 세랑 2008.02.08 22:43 address edit/delete

      안녕하세요? 멀리 미국에서나마 즐겁고 소중한 설 명절을 보내고 계시길 기원합니다.
      격려 말씀 감사합니다.
      솔직히 이젠 더이상 잡지 발행인이나 모델러라기 보다는 계속 무언가 자신의 생각을 발산하는 '창작인'이 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는 더욱 어려워지겠지만, 지난 2년간의 고민끝에 나온 결론은 전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지지리 궁상떠는 인간'인 것 같습니다. ㅎㅎㅎ

  8. 이한수 2008.02.11 09:43 address edit/delete reply

    고향집에 쌓아두고 생각나면 한번씩 다시보는 취미가...

    그 중 몇권은 세랑님의 작품이 너댓작품씩 기사화된 것들이 있더군요...

    정말 대단했어요...정말로...

    하지만 세랑님이 건강과 생각에 따라 당연히 쉬어야 하겠지만, 아쉬운 것은 세랑님의 뒤를 이어 네오를 발간해 줄 분들이 그토록 없었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정말 무거웠겠지요. 그 짐...

    세랑님이 내려놓으니 아무도 대신 짊어지지 않는 그 짐...


    그 짐을 누군가와 나누어 지고 즐겁게 다시 만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참~ 플래툰에서 모델로 나오시던 모습... 다시봐도 멋지더군요~

    • 세랑 2008.02.11 21:03 address edit/delete

      언젠가 국내에서 다시 모형지가 나올 수 있는 정도로 저변과 깊이가 성숙해지면 누군가가 또 모형지를 만들겠죠.
      군복 모델 시절의 이야기는 창피하니 이제 그만~~ ㅎㅎ

  9. bataille 2008.02.12 19:49 address edit/delete reply

    모형쪽만큼이나 어려운 음반으로 밥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작년 혜화동 연합전에 눈동냥하러 들렀다가 스쳐지나 뵌 적이 있습니다.
    음악이 열정이었던 시절 이걸 바라며 살았는데,
    이로써 밥술을 뜨게되니 늘 그렇듯 열정보다는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모델링으로 간간히 도피하며 삽니다.
    아마도 어떤 모습이시더라도 그 열정은 간직하는 방법을
    아시는 분이니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시겠지요.
    부담스럽지 않으시다면 음반 몇장 보내드릴수도 있는데
    메일 한번 주십시오. bataille@empal.com 입니다.
    음악들이 취향에 맞으실런지는 모르겠지만요 ^^;

    • 세랑 2008.02.13 03:22 address edit/delete

      안녕하세요? 답글 남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음악 하시는 분이군요.
      제 주위에도 직업으로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여럿 계십니다.
      그중에는 잘 나가는 분도, 언더에서 활동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그게 무슨 대수입니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시는 분들은 제겐 다 멋진 분들입니다.
      만일 귀한 음반 제게 들을 기회를 주신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다행히 음악이라고 하면 장르를 거의 가리지 않고 들을 뿐만 아니라 학창시절 노래패 활동을 했기 때문에 무척 좋아합니다.
      꼭 음악을 들을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0. 딕덕 2008.02.13 18:46 address edit/delete reply

    세랑님이 앞으로 쏟으실 그 '노력'이 단순히 모형을 잘만드는것이 아닌 뜻이있고 감성이 담긴 창작물로 남으시길 바라고 또 그렇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도 언젠가 베트남전 리인액트 등에서나 기회가 되면 뵙고싶고 항상 건강하시고 또 세랑님 다운 어떤 작품이 나올까 기대됩니다.

    그럼 :)

    추신: 저기 위에 녹색 외투를 입으신 사진에 혹시 m69 방파편조끼 를 입으신게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 세랑 2008.02.17 00:08 address edit/delete

      오래간만이에요 딕덕님.
      저도 언젠가 분명 볼 날이 있을텐데 말이죠.
      방탄조끼 입은 사진 맞습니다^^




지난해 익스의 마리오네트 뮤직비디오 작업에 이어서 2008년 첫번째 뮤직 비디오 미술작업이 진행중이다. 내일 촬영에 들어가는 작품과 이번 주말에 또 한편이 있으니 이번주는 거의 달려주는 분위기가 될 듯. 세트작업중 2개의 벽을 만든 벽화작업을 올려본다.
(4m X 3m/ 합판/ 폴리코트/ 수성 페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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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모 감독 왈; "붓을 잡으면 신들린 듯이 붓질하며 사람이 달라진다."
나; 그런가? 난 잘 모르겠는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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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에 질감을 내고 페인트로 그려 표현한 낡은 회벽과 녹슨 타공 철판으로 표현된 메탈릭한 느낌의 벽이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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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감을 보기위한 모델로 등장한 랩터. 역시 랩터는 이런 배경이 어울리는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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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기념 한 컷. 인형작업도 좋지만 시원시원한 붓질과 마음껏 머리속의 이미지를 펼쳐보일 수 있는 이런 미술작업이 개인적으로는 훨씬 즐겁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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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astman 2008.01.08 18:29 address edit/delete reply

    The Wall 이라고 하니 핑크 플로이드가 생각나네요.

    • 세랑 2008.01.09 01:28 address edit/delete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은 최고중의 최고죠.
      그 놀라운 영상과 음악!

  2. 영우 2008.01.09 04:43 address edit/delete reply

    붓을 잡고 지으시는 미소가 정말 행복하시고 므흣하신 미소 같습니다~
    형님 모형의 팬으로서는 인형보다 즐거우시다는 말씀에 살짝 겁도 나고요...^^;
    뮤직비디오를 공부하고 싶은데 어떤 공부를 하며 어떤 준비를 하면 쓸만한 일꾼이 될지 여쭤봐도 될까요? ^^;

    • 세랑 2008.01.11 22:21 address edit/delete

      영우야 결국 우리가 하려는 모든 길은 미술적인 감각과 스킬이 바탕이 되어야지.
      만일 뮤직비디오 연출쪽이라면 영화 연극 연출을 공부해야 할테고.

  3. 2008.01.09 22:08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세랑 2008.01.09 23:24 address edit/delete

      오랜만이구나.
      잘 지내지?
      who is serang 카테고리나 방명록에 들어가보면 있다.

  4. 바둑이 2008.01.11 04:49 address edit/delete reply

    완전 삘 받으셨군욧!!
    제작년까지만해도 저도 확! 삘꽂혔었는데 요즘엔 비실비실한게 휴식기가 필요한가봐요~
    -_-;;;

    • 세랑 2008.01.11 22:22 address edit/delete

      바둑이님 저랑 반대이시군요.
      제작년과 작년까지 비실비실대다가 요즘 열심히 작업해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역시 재충전은 필요해요~

    • 바둑이 2008.01.12 18:04 address edit/delete

      재충전 재충전...맞소~!옳소~!
      노는게 아니라 재충전...음...재충전...-_-;;

    • 세랑 2008.01.14 00:08 address edit/delete

      노는 것 = 재충전.
      두 말은 동의어 아닌가요? ㅎㅎㅎ
      최소한 저는 그런데~

  5. artfrige 2008.01.11 11:16 address edit/delete reply

    앗 세랑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회사일이 바빠서 맨날 눈팅만 하구 이제서야 인사드리네요 하하~
    요새 업데이트가 잦으셔서 RSS통해서 매일 보고있는데
    정작 새해인사는 지금에서야 ;ㅅ;

    • 세랑 2008.01.11 22:23 address edit/delete

      오호~ 반가와요!
      아트프리지님도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이 모두 잘되어서 맥프로따위 마구 질러 버리시길...

  6. 라피니 2008.01.12 08:55 address edit/delete reply

    멋집니다!!! 오늘부터는 일이 완료되어서 노는지라 들렀는데 새 작업이 많으셨군요...최근에 멋진것도 많이 늘었고 말이죠. 부럽습니다.

    • 세랑 2008.01.14 00:09 address edit/delete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입니다.
      잠시 휴식을 가지시는 모양이군요. 달콤한 여유를 맛보시길...

  7. 전현빈 2009.06.21 22:51 address edit/delete reply

    멧블랙에서 주문하신 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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