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각관계와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수준의 '퓨전 환타지 짬뽕 날조 대하 서사극'들이 난무하는 브라운관에서 흥미를 잃게 된 이후 간혹 머리를 식히고 싶을때 일본과 미국 드라마 몇편을 챙겨 보고 있다. 드라마 제작 여건이나 비용등 모든면에서 우리나라 방송사들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제작환경이 좋기때문에 당연히 좋은 드라마들이 많을 수 밖에 없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부러운 것은 그들의 다양한 소재와 그에 대한 전문성이다.
최근 우리나라 방송에서 보는 드라마로는 이미 종영한 황진이와 대조영이 있는데, 황진이는 '백무' 선생과 김보연씨의 호연이 보기 좋았고, 대조영에서는 일전에 포스팅 한적이 있듯이 등장하는 중견 연기자들의 신들린 듯한 연기를 즐기기 위해서 였는데, 이제 황진이는 끝이 났고 대조영 역시 연개소문 역의 김진태씨와 양만춘역의 임동진씨가 모두 죽어버렸으니 더이상 볼 맥이 빠져 버렸다.
E-Ring은 미국의 국방부 건물인 펜타곤의 동쪽 측면을 말하는데,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각종 특수작전및 군사행동이 결정되는 곳을 뜻한다.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이 드라마는 지극히 미국적이고 보수적이며 그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드라마이다. 물론 당연히 9.11 이후 군사적으로 보수화 일로를 걷고 있는 미국 사회내부에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기획된 드라마라는 의도가 훤히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미남과 미녀, 삼각관계, 치정이 얽히지 않아도 얼마든지 볼만한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내용이 비슷한데다가 더 화려한 캐스팅과 액션씬으로 무장한 The Unit의 등장으로 인해 시즌1편이 진행되는 와중에 방영이 중단되긴 했지만 말이다.
The Unit은 E-Ring과 아주 흡사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24시의 팔머 대통령과 터미네이터의 무시무시한 액체로봇이 동시에 등장하는 호화 캐스팅과 함께 Inside Of Delta Force라는 원작소설에 기반을 두고 있는 본격적인 특수부대 이야기이다.
영화에서 단순히 Unit이라 지칭되고 있는 부대가 델타포스임은 두말할 것 없고, 드라마적으로 각색되고 과장되긴 하지만 대부분 실제 델타포스의 임무와 미션, 그리고 장비를 상당히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아울러 그들의 아내, 가족, 그리고 가정을 유지하고 지켜내는 모습을 통해 남자들만 즐기는 액션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여성 시청자들까지도 배려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2에 등장하는 윌리스 지프 에피소드가 너무나 재미있어서 흥미진진했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뚜렷해서 매회 보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눈에 거슬리는 것은 E-Ring보다 몇배는 더한 노골적인 팍스 아메리카나의 기치를 시종일관 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우리나라 방송에서 보는 드라마로는 이미 종영한 황진이와 대조영이 있는데, 황진이는 '백무' 선생과 김보연씨의 호연이 보기 좋았고, 대조영에서는 일전에 포스팅 한적이 있듯이 등장하는 중견 연기자들의 신들린 듯한 연기를 즐기기 위해서 였는데, 이제 황진이는 끝이 났고 대조영 역시 연개소문 역의 김진태씨와 양만춘역의 임동진씨가 모두 죽어버렸으니 더이상 볼 맥이 빠져 버렸다.

The Unit은 E-Ring과 아주 흡사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24시의 팔머 대통령과 터미네이터의 무시무시한 액체로봇이 동시에 등장하는 호화 캐스팅과 함께 Inside Of Delta Force라는 원작소설에 기반을 두고 있는 본격적인 특수부대 이야기이다.
영화에서 단순히 Unit이라 지칭되고 있는 부대가 델타포스임은 두말할 것 없고, 드라마적으로 각색되고 과장되긴 하지만 대부분 실제 델타포스의 임무와 미션, 그리고 장비를 상당히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아울러 그들의 아내, 가족, 그리고 가정을 유지하고 지켜내는 모습을 통해 남자들만 즐기는 액션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여성 시청자들까지도 배려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2에 등장하는 윌리스 지프 에피소드가 너무나 재미있어서 흥미진진했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뚜렷해서 매회 보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눈에 거슬리는 것은 E-Ring보다 몇배는 더한 노골적인 팍스 아메리카나의 기치를 시종일관 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Zvezda는 러시아어로 '별'을 듯한다.
다민족 국가인 소련은 사회/정치적으로 백인종이 우세하기는 하지만 그 땅과 문화의 바탕에는 아시안의 피와 정서를 가지고 있어서 문화적인 감수성이 우리나라와 상당히 비슷한 면이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별'이라는 단어를 떠올릴때 우리가 갖는 감수성과 러시아의 그것이 서로 그리 다르지 않다는 점, 그리고 러시아의 음악에는 우리식으로 치자면 '한'이 녹아들어 있다는 점 역시 맥이 통하는 부분이다.
그런 차원에서 러시아에서 2002년에 만들어진 2차 대전 영화인 '즈베즈다'는 헐리우드식 전쟁영화와는 다소 다른 점들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마치 '태극기 휘날리며'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한국판이라 불리우면서도 국내에서 큰 흥행을 거둔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다. 광활한 러시아 대륙에서 독일군의 진영에 침투해 활약하는 소련군 수색분대원들의 모습을 그린 이 영화는 리얼리즘의 미덕을 숭상하는 러시아 영화답게 실화를 바탕으로 생생한 화면과 이야기를 구사한다.
서방의 영화들 때문에 우리는 2차대전 하면 독일군과 미군을 '멋지다'라고 느끼지만, 2차대전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무용담을 보여준 것은 바로 소련군이었다. 독일군의 악마적인 침략과 폭력에 대해 전 인민이 병력화한 것은 물론이고 스탈린그라드에서, 레닌그라드에서 보여준 소련 인민들의 영웅적인 투쟁은 훗날 그들이 베를린을 점령해 거리를 질주하며 저지른 약탈마저도 너그럽게 용서해줄 수 있을 만큼 처절한 것이었다. 수색대원들과 본대의 통신대 사이의 교신암호가 바로 '즈베즈다'. 대원들과 그들을 기다리는 본대 사이에는 밤하늘에 깜빡이는 별이 유일한 연결 수단이었다.
러시아 영화는 전통적으로 스케일이 크다. 요즘 헐리웃에서는 CG기술을 이용한 스케일 불리기가 기본이지만, 즈베즈다는 최소한의 CG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장면을 실사촬영하는 것이 기본이다. 생생한 날 것 그대로의 화면을 보는 재미와 감동이 즈베즈다에는 살아있다.
십수대 이상이 등장하는 독일군의 Tiger전차와 Panther전차도 모두 촬영용으로 만든 것이다. 물론 라이언 일병 구하기때와 마찬가지로 Tiger를 재현하기에 용이한 소련제 T-34를 개조한 것이지만 그 재현도가 훌륭하고 특히 판터의 등장은 비록 뒷모습과 배경 정도이기는 하지만 쉽게 보기 힘든 모습이다.
무장 친위대에 의해 불타올라 저 하늘의 별이 되는... 화면을 잡아내는 감각 역시 헐리우드의 그것과는 차별화되는 점을 살피는 것이 이 영화를 볼때 가장 낯설면서도 즐거운 감상법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왠지 .'빅토르 최'의 나즈막 하면서도 토해내는 듯한 노래가 들려오는 듯한 느낌이다.
다민족 국가인 소련은 사회/정치적으로 백인종이 우세하기는 하지만 그 땅과 문화의 바탕에는 아시안의 피와 정서를 가지고 있어서 문화적인 감수성이 우리나라와 상당히 비슷한 면이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별'이라는 단어를 떠올릴때 우리가 갖는 감수성과 러시아의 그것이 서로 그리 다르지 않다는 점, 그리고 러시아의 음악에는 우리식으로 치자면 '한'이 녹아들어 있다는 점 역시 맥이 통하는 부분이다.
그런 차원에서 러시아에서 2002년에 만들어진 2차 대전 영화인 '즈베즈다'는 헐리우드식 전쟁영화와는 다소 다른 점들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마치 '태극기 휘날리며'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한국판이라 불리우면서도 국내에서 큰 흥행을 거둔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다. 광활한 러시아 대륙에서 독일군의 진영에 침투해 활약하는 소련군 수색분대원들의 모습을 그린 이 영화는 리얼리즘의 미덕을 숭상하는 러시아 영화답게 실화를 바탕으로 생생한 화면과 이야기를 구사한다.

서방의 영화들 때문에 우리는 2차대전 하면 독일군과 미군을 '멋지다'라고 느끼지만, 2차대전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무용담을 보여준 것은 바로 소련군이었다. 독일군의 악마적인 침략과 폭력에 대해 전 인민이 병력화한 것은 물론이고 스탈린그라드에서, 레닌그라드에서 보여준 소련 인민들의 영웅적인 투쟁은 훗날 그들이 베를린을 점령해 거리를 질주하며 저지른 약탈마저도 너그럽게 용서해줄 수 있을 만큼 처절한 것이었다. 수색대원들과 본대의 통신대 사이의 교신암호가 바로 '즈베즈다'. 대원들과 그들을 기다리는 본대 사이에는 밤하늘에 깜빡이는 별이 유일한 연결 수단이었다.

러시아 영화는 전통적으로 스케일이 크다. 요즘 헐리웃에서는 CG기술을 이용한 스케일 불리기가 기본이지만, 즈베즈다는 최소한의 CG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장면을 실사촬영하는 것이 기본이다. 생생한 날 것 그대로의 화면을 보는 재미와 감동이 즈베즈다에는 살아있다.

십수대 이상이 등장하는 독일군의 Tiger전차와 Panther전차도 모두 촬영용으로 만든 것이다. 물론 라이언 일병 구하기때와 마찬가지로 Tiger를 재현하기에 용이한 소련제 T-34를 개조한 것이지만 그 재현도가 훌륭하고 특히 판터의 등장은 비록 뒷모습과 배경 정도이기는 하지만 쉽게 보기 힘든 모습이다.

무장 친위대에 의해 불타올라 저 하늘의 별이 되는... 화면을 잡아내는 감각 역시 헐리우드의 그것과는 차별화되는 점을 살피는 것이 이 영화를 볼때 가장 낯설면서도 즐거운 감상법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왠지 .'빅토르 최'의 나즈막 하면서도 토해내는 듯한 노래가 들려오는 듯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