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를 타지 않는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남산 중턱의 공원 주차장은 유명한 라이더들의 집결지이다.
바이크를 세워놓기 좋은 넓은 주차장과 음료를 포함한 음식을 파는 매점, 파라솔등이 있어서 온라인 바이크 동호회 회원들의 오프모임 장소로도 유명하며 밤이되면 하나둘씩 모여들어 불야성을 이루는 곳이다.
나야 뭐 딱히 활동하는 동호회가 없고, 애초에 코너를 공략하는 와인딩이나 기종정보, 투어약속, 즉석만남(?)등과는 별 관심이 없기에 남산에 죽치고 있을 일이 없지만, 강남쪽에서 강북으로 넘어올때 한남대교-남산-종로로 이어지는 코스가 경치도 좋고 빨라서 종종 지나다보니 중간에 커피한잔 마시거나 화장실 가려고 가끔 들리게 된다.
주로 스쿠터족들과 R차로 불리는 레플리카들이 주를 이루고 카페레이서로 대표되는 네이키드 바이크들이 있을뿐 어메리칸 스타일 바이크나 클래식 바이크는 잘 없지만, 여전히 남산은 바이크를 좋아하는 불타는 청춘들의 열기로 뜨거운 장소다.
간혹 R차들이 벌이는 코너타기 배틀이 좀 시끄럽고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 한때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다지 비난만 할 일도 아니고.
그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화려하게 빛나는 남산타워의 불빛이 오늘따라 조금은 쓸쓸하게 느껴져서 카메라에 담아본다.
항상 이사를 할때마다 가장 큰 고민은 수백벌 이상되는 군복 컬렉션과 모형작품들이다.
군복은 그 부피때문에 짐을 싸고 나르기 힘들뿐이지만, 모형은 한점 한점을 포장하고 풀어야 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아무리 조심해도 이사하다보면 파손되는 경우가 생겨 난감한데, 더욱 큰 문제는 이 모형들이 의외로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번 이사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것이 모형작품 정리였는데, 일부러 파손을 막기위해 짐을 가장 늦게 풀어 정리해야만 했다.
아직도 진열하기에 너무 큰 작품이라던가 파손으로 인해 풀지 않은 작품들이 많기는 하지만 일단 정리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이런걸 보고 미치도록 아름다운 하늘이라고 하나 봅니다.
작년 전국일주 당시 제주도 한라산 정상 부근에서 보았던 것과 쌍벽을 이룰 기막힌 하늘이 아침부터 펼쳐져 있어서, 가뜩이나 허파에 바람 잘 들어가는 제 가슴을 마구 부풀게 만들어 버립니다.
결국 점심을 먹은뒤 동네 산책에 나섰는데, 삼청동으로 이사 온 이후부터 벼르던 북악 스카이웨이를 답사해보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하나씩 천천히 소개하겠지만 북악 스카이 웨이와 북악/ 인왕산은 우리나라의 고대, 근대, 현대사에 만만치 않은 사건들을 겪어낸 문제의 장소들입니다.
오늘은 아직은 낯선 이곳의 지리를 익힐겸 전체구간을 마실삼아 천천히 다녀왔습니다.
북악의 정상부근에 위치한 팔각정에서 내려다보는 북한산과 서울 풍경은 그야말로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멋진 풍경입니다.
안타깝게도 서울 도심쪽은 보안상의 문제로 사진촬영이 불가능 하기때문에 북한산 쪽을 나누어 찍은 네장의 사진으로 제가 바라 본 풍경을 그대로 파노라마 사진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이즈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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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다 못해 따갑게 느껴지는 햇살이 처마끝에서 부서집니다.
북악 스카이웨이는 산중에 위치한 군부대들 때문에 철책과 철조망이 도로를 따라 줄지어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도로 중간에서 사진을 찍는 것 조차 금지되어 있는데, 군사보안과는 무관한 풍경이라서 한컷 찍었습니다.
김신조 침투사건 이후 민간인의 출입이 철저히 금지되었던 곳이기에 녹슨 철조망과 푸르른 신록, 그리고 무심한듯 작렬하는 햇살의 묘한 조화는 거대한 콘크리트 도시인 서울에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완벽한 비현실의 감성을 풍기는 공간'을 만들어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