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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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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날이 흐리고 비가 오던 어제완 달리 오늘은 지나칠 정도로 날이 좋아 조금 따갑게 느껴지는 날씨입니다. 몸살기운 때문인지 10시를 넘어 일어난 탓에 이런저런 준비하고 짐을 챙겨 나와 한시간 정도 달리니 강릉에 도착합니다. 마침 점심때라서 역시 인근의 기사식당에서 막국수 한그릇을 먹는데 양도 많고 맛도 좋아 후룩후룩 배불리 먹었습니다.

강릉에서 서울을 가기 위해서는 일단 대관령을 넘어야 합니다. 바이크로 가는지라 고속도로는 타지 못하기 때문에 대관령 옛길을 타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한동안 계속 바닷길만 다니다가 오랜만에 산길을 만나니 기분도 색다르고 시원해서 좋습니다. 가다보니 마치 비밀기지 처럼 보이는 근사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더군요. 랩터의 비밀 발진 기지같은 느낌이 물씬 납니다^^

대관령을 넘는 도중 만난 서울에서 강릉까지 왔다가 돌아가는 중이라는 50cc 바이크 매니아들입니다. 강릉까지 오는데 2박 3일이 걸렸다는군요. 불편한 바이크를 타는 저도 저지만 50cc바이크로 "왜~앵~" 거리면서 강릉까지 온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대관령 정상을 넘고 나면 보이는 풍력발전소입니다. 오늘 이스트맨님 블로그를 보니 얼마전에 이곳에 다녀오신 것 같던데^^ 저도 그 휴게소에 들렀었죠~.

강원도의 길은 길이 꼬불꼬불 험한대신 주변의 산과 마을풍경이 넉넉한 마음을 갖게 만듭니다. 삼척을 출발한지 네시간... 강원도의 모습이 눈에 익숙해집니다.

드디어 서울 이정표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양평지나면 곧 서울이죠. 결국 7시 경에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을 떠난지 10일만에 서해 내륙지방과 제주도, 부산과 동해안, 강원도를 거쳐 전국일주를 마쳤습니다. 어느덧 스로틀을 당기던 손에는 굳은살이 박혔고 온몸의 뼈마디 마디, 근육마다 안아픈 곳이 없지만 그래도 무척이나 뿌듯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답글로 격려해주시고 좋은 정보들 올려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AND
지치고 피곤한 몸을 설봉호의 2등 6인 침대칸에서 보내고 12시간만에 부산에 도착합니다. 눈을 뜨자마자 밖을 내다보니 새벽 바다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어 오늘의 여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알려줍니다.

비가 오는 가운데 부산항에서 달리기 시작해 광안리를 거쳐 해운대에 도착합니다. 왼쪽 사진에 광안대교가 보이는데 전 저 다리가 자동차 전용도로인줄도 모르고 바이크를 타고 넘어 버렸죠. 나중에 통행료를 받는 아주머니가 눈이 똥그래져서 묻더군요. "여기 자동차 전용도로인거 몰라쓰예?" 오른쪽 사진은 해운대입니다.

해운대를 비롯한 동해안쪽 해수욕장들은 오늘이 폐장일입니다. 수도없이 모래밭에 늘어섰던 파라솔들이 하나둘씩 뽑혀 나가고 사람들의 수영을 금지시켰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바다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흐린탓인지 오늘 해운대의 파도는 제법 시원해 보입니다. 해운대에서 한두시간 가량을 보내다가 일기예보를 들어보니 오늘 부산에는 비가 종일 내릴거라 합니다. 원래 부산에서 하루 묵고 가려했지만 비소식에 어쩔 수 없이 출발을 합니다. 뭐 부산은 그동안 수도없이 왔다간 곳이라 크게 아쉽진 않았습니다만...

부산에서 기장군-울산-포항까지 가는 세시간 내내 비가 절 괴롭힙니다. 쵸퍼의 특성상 앞 뒤 바퀴에 휀더가 없기 때문에 앞뒤에서 빗물이 얼굴을 때리고 옆에 차라도 지나가면 빗물을 흠뻑 뒤집어 씁니다. 빗물에 쫄딱 젖어 으슬으슬 떨리는 몸을 덥히고 늦은 점심을 먹기위해 국도변에 있는 한 기사식당에 들어갑니다. 처음가보는 곳, 먹을 것이 마땅치 않을때는 그 지역의 기사식당이 최고입니다. 뜨끈한 추어탕 한그릇을 먹고 나니 그 사이 비도 그치고 몸도 살 것 같습니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다시 출발입니다.

동해안을 따라 나 있는 7번 국도를 타고 달립니다. 바닷가를 따라 나있는 길이라 동해안의 주요 도시와 관광지를 다 지나가게 됩니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영덕을 조금 지나 나오는 작은 시골 포구에 멈춰 섭니다. 파도가 높아 오늘은 고깃배들이 출항을 못하고 부두에 매여 있거나 아예 백사장으로 배를 올려놓았죠. 지친몸을 쉬어 가기에 적당한 곳은 역시 유명 관광지들 보다는 이런 곳입니다.

동해안을 따라 달리는 7번 국도입니다. 길이 좋지않고 법적으로는 구간마다 간혹 2륜차의 진입을 금하는 자동차 전용도로 구간이 있는 것이 불편합니다만 동해안을 타고 오르는 길로는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도대체 일반국도에 자동차 전용도로를 만들어 놓는 윗대가리들의 심뽀를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달리다가 울진을 지나 삼척에 이르자 날이 캄캄해져 하루 묵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바닷가에 가보니 멋진 바위해변을 밤에도 조명을 밝혀 두어 관람이 가능합니다. 관광도 좋지만 오늘은 계속 비에 시달린 탓인지 몸이 으슬으슬하니 몸살기운이 느껴져 일찍 자야 할 것 같습니다.
AND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그대로 보내기가 아쉽고 마침 밤바다를 보고 싶어서 지난번에 갔던 협제 해수욕장을 새벽에 다시 찾아가 봤다. 낮과는 달리 밤바다는 지극히 고요한 가운데 파도 소리만이 리듬을 타며 들려왔지만 몇군데의 가로등 덕분에 여전히 맑은 물은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마침내 제주에서 보낸 6일째이자 제주를 떠나야 하는 오늘, 일찌감치부터 반드시 가보리라 생각한 몇군데를 마저 둘러보고 가기로 합니다. 그 첫번째는 516도로에서 남조로로 이어지는 1112번 산록도로입니다. 양옆으로 거대한 삼나무 숲이 펼쳐지며 마치 배틀 오브 벌지의 한장면이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비가 촉촉히 오는 가운데 몸은 비에 젖어가고 마음은 운치있는 길의 정취에 흠뻑 젖습니다.

이 길을 지나다보면 절물 자연휴양림을 만나게 됩니다. 잠시 들러보았는데 가족단위로 와서 쉬고 가기엔 좋을 것같았지만 휴양림이라기엔 조금 면적이 작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매캐한 자동차 매연냄새가 아닌 숲의 냄새에 머릿속이 평온해지고 각종 기생식물들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앞서 말한 남조로를 타고 조금만 가다가 왼쪽을 보면 낯선 느낌의 거석들이 서있는 것이 보입니다. 바로 현재도 계속 조성중이며 2020년에 완전히 완료될 예정이라는 제주 돌문화 공원입니다. 물론 지금도 박물관과 야외전시장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미리 공언하자면 제가 다녀본 곳중 제주에서 최고의 관광지를 꼽으라면 바로 이곳을 꼽게 될 것 같습니다.

이 공원은 제주도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미적 감각을 보여주는 각종 돌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전시해놓은 곳으로 일반적인 전시장이나 박물관 같은 곳들과는 달리 완벽한 자연친화적인 전시방식이 눈에 띄는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전국을 여행하며 가장 안타까왔던 것은 아름다운 경치가 있던 곳이 각종 유흥시설로 뒤덮히고 중요한 문화재들은 모두 콘크리트 건물속으로 들어가 있어 찾아보기 힘들고 흥취가 덜해지는 것이었는데, 이곳은 그 흔한 음료 자판기 하나까지도 완벽하게 감춰버리는 멋진 센스를 발휘하고 있는 곳입니다. 즉, 처음 이곳에 들어서게 되면 제주도 전통 초가집이 있는 마을 한곳에 들어서는 느낌을 받게 되며 모든 전시물은 그 초가집들 내부에 전시되어 있으며 야외 전시물은 마치 오래전부터 바로 그곳에 있었던 것 처럼 자연스럽고 원래 용도에 맞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제주의 울창한 원시림속에 마련된 관람길을 따라 슾속에서 각종 조각들을 만나본뒤 숲을 빠져나오면 제주에서 발견된 30여기의 모든 돌하루방을 만나볼 수 있으며, 조그마한 연못이 있는 갈대밭이 눈을 편안하게 합니다.

장장 30만평의 부지위에 들어선 이 광활한 돌문화 공원은 나중에 완전히 조성이 끝나면 무려 100만평의 거대한 생태공원이 될 것 이라고 하며, 민/관 합동으로 조성되고 있는 이 공원은 내가 아는 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획력이 빛나는 공원이고 현재는 관광객들이 그리 많이 찾지 않는 곳이지만 5년이내에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제주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 분들은 꼭 한번 들러서 보고 오세요.(제대로 둘러보려면 3~4시간 정도 걸립니다)

산악지대에서 다시 제주시로 빠져나와 제주항으로 갑니다. 고깃배들이 들고 나는 수산물 공판장이 있는 쪽을 가니 어부 분들이 그물과 낚시, 배를 손질하느라 분주합니다. 배가 들어와서 잡은 고기를 공판장에 내놓더니만 이내 다시 바다로 길을 재촉합니다. 이런 배들이 수도없이 드나드는 이 공판장 옆에 제주도에서 가장 맛있기로 소문난 음식점인 물항식당이 있습니다. 물회종류와 고등어, 갈치조림이 이집의 명성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전 물회 한그릇 먹고 나왔습니다.

어느덧 해가 또다시 뺨을 때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녁 7시 10분에 제주를 출발해 부산에 다음날 아침 7시에 도착하는 설봉호를 타기로 합니다. 이 배는 원래 금강산 관광용 배라서 배가 아주 크고 시설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바이크를 배에 실을때는 배가 요동칠때 넘어가지 않도록 묶어주는 타이다운 과정을 지켜서서 잘 살펴봐야 바이크가 상하지 않습니다.

떠나며 바라본 제주항입니다. 제주에서 지낸 6일은 무척이나 즐거웠고 기억에 남습니다. 열심히 제주 구석구석을 돌아보려 했지만 아직도 못가본 곳이 많고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의 모습을 보고 싶은 욕심도 생깁니다. 기회가 된다면 겨울에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는 욕심을 가슴 한켠에 꾸욱 눌러 담으며 제주항을 떠나 부산으로 향합니다.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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